-
[10월 102호]호떡, 두부, 고기, 잡곡_도마시장
1970년대 태평동 일대의 직물공장, 피혁공장의 부흥과 함께 성장한 도마시장은 일을 마친 근로자들에게 먹거리 장터이자 하나의 쉼터였다. 또한 대전과 논산을 잇는 계백로가 생기기 전에는 도마 2길이 논산으로 통하는 길이었기 때문에 자연스레 큰 규모의 시장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 도마시장은 주차장만 세 개다. 동쪽으로 태평동과 유천동, 서쪽으로 정림동, 남쪽으로 복수동과 산성동, 북쪽으로 도마동과 변동을 둔 도마시장은 평일 낮 시간임에도 수없이 몰려드는 차와 사람들로 북적인다. 이번에는 도마시장의 조금 특별한 가게 네 곳을 소개하고자 한다. 약도에는 가게의 위치와 더불어 주차장과 화장실의 위치를 추가로 표시해 두었다.
흑설탕과 콩깨가 섞인 맛짱호떡의 속은 평범하다. 맛의 비밀은 ‘반죽’과 ‘굽는 틀’에 있다. 반죽기로 뽑은 반죽은 비밀 레시피로 만들어져 새벽부터 아침 시간까지 자연 숙성을 거친다. 이 반죽을 한 움큼 떼어 내어 안에 속을 채우고 굽기틀 위에 올려놓는다. 겉보기에는 평범한 철제 틀이지만 이 틀은 특수제작 된 굽기틀이다. 송송 뚫려 있는 구멍을 모조리 막고 한 편에 굴뚝을 내었다. 호떡을 구우면서 가스가 들어차지 않게 하기 위함이다. 부사 시장에서 오랫동안 호떡 장사를 해 온 부모님의 가업을 이어 받은 맛짱호떡의 주인장은 4년간의 호떡차 경험을 더해 그만의 호떡을 만들어 낸다.
문의 010.7120.2364
시장에 나오면 꼭 사게 되는 것들이 있다. 그중 하나가 두부다. 도마 시장 골목을 걷다 보면 직접 만든 두부가 발길을 잡는 곳이 있다. 하얗고 몽글몽글한 두부가 인심 좋게 썰려 있고, 그 옆엔 된장과 청국장이 구수하게 코를 자극한다. 22년 동안 두부와 집된장을 파는 ‘즉석두부’ 집이다. 긴 세월 동안 두부를 만들어 온 주인아저씨의 강직함이 부드럽지만 알찬 두부를 만들어 낸다. 쌀쌀해진 요즘, ‘즉석두부’ 집에서 두부 한 모, 집된장을 사 뜨뜻한 된장찌개 한번 끓여보는 건 어떨까.
문의 042.531.8231
시장 골목, 푸근한 느낌의 가게들 사이로 유난히 눈에 띄는 정육점이 있다. 흡사 카페와 같은 인테리어의 가게 안에서 흰 와이셔츠 입은 직원이 고기를 썬다. 손님에게 감동을 주는 가게가 되고 싶어 이름 붙인 ‘감성정육점’이다. 시장이 지저분할 것이란 편견을 깨고, 젊은 활기를 불어넣고 싶어 문을 연 특별한 정육점이다. 맛 또한 자부하는데 오로지 암퇘지, 암소만 통째로 들여와 직접 뼈와 살을 발라내는 작업을 한다. 일주일에 한두 번 정도 타임세일을 통해 유통기한이 얼마 남지 않은 고기를 할인된 가격에 판매한다.
문의 042.522.4421
율무, 녹두, 보리, 현미, 렌틸콩…. 수십 가지 잡곡이 한곳에 모였다. 40여 년 동안 한 자리에서 쌀을 판매하던 수미농산은 10여 년 전 웰빙(well-being) 열풍과 함께 잡곡을 취급하기 시작했다. 건강뿐만 아니라 요즘은 피부미용이나 다이어트를 위해 잡곡을 찾는 사람이 늘었다. 부모님의 가게를 물려받은 젊은 사장 부부는 시대적 변화에 걸맞게 잡곡을 갈아주는 수고까지 마다하지 않는다. 잡곡마다 표시해 놓은 알짜배기 정보에서는 손님을 생각하는 주인장의 마음이 느껴진다. 도마 시장에 가면 잡곡의 품질과 가격 모두 자신 있다는 수미농산 한번 들러보는 것도 좋겠다.
문의 042.531.118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