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103호]힙합하는 YOLO

머릿글
You only live once의 앞글자만 딴 신조어로 YOLO, 읽을 때는 ‘욜로’라고 읽는다. 줄임말로 10대들이 반항하듯 쓰는 말이기도 하고 힙합 하는 사람들이 즐겨 쓰는 말이기도 하다. 공간을 운영하는 스물두 살 이수미 대표의 별칭인 ‘수미칩’처럼 상큼함이 느껴지는 낱말이기도 했다.
 

 
음악을 즐기는 곳
OLO 이수미 대표는 어린 시절부터 힙합을 즐겨 들었다. 격렬하게 자기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 같은 힙합 음악의 가사를 들으며 힘든 시절에 위안을 받았다. 고등학교 1학년 때 서울에 있는 힙합 공연장에 처음 가 봤다. 친구들과 함께 공연을 보며 많이 놀랐다. 대전에도 이런 공연 문화를 즐길 공간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원래 ‘나비는 꿈을 꾸지 않는다’라는 바였어요. 다른 분이 운영했었는데 문을 닫고 아빠가 펍 형태로 잠깐 가게를 운영했거든요. 그때 아빠랑 같이 했어요. 전부터 대전에 힙합 공연장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운영 형태나 공연 계획 같은 걸 아빠에게 말씀 드렸어요. 처음엔 의아해하셨는데, 제가 설득해서 공연장을 만들 수 있었어요. 음악 취향은 다르지만, 아빠가 워낙 음악을 좋아하세요. 제 이야기도 잘 들어주시고 재미있는 분이거든요. 많이 도와주셨어요.”
30~40평 남짓한 지하, LED 전구 간판은 밤에 더 빛을 발한다. 주로 주말에 공연 있을 때나, 대관 문의가 있을 때 문을 연다. 
계단을 내려가서 문을 열면 커다란 무대와 DJ박스가 바로 보인다. 뛰어놀기 좋고, 공연하기 좋은 곳으로 만들고 싶었다.
“공연을 보기만 하다가 만드는 입장이 되니까 신경 써야 할 것이 한두 개가 아니었어요. 인테리어는 바닥 말고 특별히 고친 건 없어요. 가장 신경 쓴 건 무대랑 음향이었죠. 지금도 공연 때면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이에요.”
 
 
 
다양한 공연이 자리하는 곳
 
7월 11일 첫 번째 공연이었다. jjk, 올티, 기린, 넉살 등 ADV 크루 멤버들과 언더 힙합 씬에서 잘 알려진 이들이 공연장을 찾았다. 이수미 대표가 평소 잘 알던 ADV 크루 DJ가 많이 도와줬다. 뮤지션 섭외부터 협찬받는 곳까지 하나씩 도움을 받았다. 첫 번째 기획공연은 정말 많은 사람이 찾았다. 예매도 빨리 끝났고, 예매자 말고도 많은 사람이 왔다. 열 시 이후 애프터 파티까지 제대로 즐겼다.

“기획공연이 없을 때는 대관 형태로 운영해요. 제가 학교 다니면서 하는 거라서 평일에는 대부분 열지 못해요. 운영하면서 수익이 나오면 대부분 아빠께 빚 갚는 데 써요. 무대 만드는 것부터 아빠가 많이 도와주셨어요.”
큰 수익을 바라기보다는 대전에 있는 사람들도 가까운 곳에서 다양한 힙합 공연을 즐길 수 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컸다. 그동안 많은 공연을 보면서 해 보고 싶었던 것을 무대에 표현하는 일이 재미있다. 아직은 기획공연을 많이 하지는 못하고 있지만, 천천히 준비하려고 한다. 힙합 공연장이다 보니 힙합 공연 하는 사람들이 많이 찾는다. 이수미 대표가 어린 시절을 위안받았던 음악을 더 많은 사람이 가까이에서 느낄 수 있으면 좋겠다. 
 

이수연 사진 이수연, 이수미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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