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와 대화하기
“나 10대랑 몇 십 년 만에 이야기해 봤어.”
누군가 다솔이와 대화한 후 내뱉은 감탄이었다. 열아홉
누군가 다솔이와 대화한 후 내뱉은 감탄이었다. 열아홉
살 다솔이를 보며 느껴 본 적 없는 경이로움이었다. 그러고 보니 사회에 나온 후로 10대와 대화해 본 게 언제인가 싶었다.
다솔이를 유심히 보게 된 이유는 다솔이의 인사법 때문이었다. 간디학교에 다니는 다솔이는 1월 중순부터 문화사업팀 인턴으로 왔다. 사무실에 처음 인사 온 날부터 허리가 부러질 것 같은 인사법 때문에 사람들의 시선을 끌었다. 다솔이의 인사법은 다음과 같다.
허리를 90도로 숙인다. “안녕하세요.”라는 인사말이 허리 아래에서 묻힐 때까지 고개를 숙였다가 번쩍 든다. 숙이고 드는 데 2초 정도 걸린다. 그리고 환하게 웃는다. 하얀 얼굴에 살짝 올라간 입꼬리가 세모 모양이 된다.
커피를 즐겨 마시진 않고, 북카페 이데에서 가끔 먹어 보니 오레오 셰이크가 가장 맛있더라는 다솔이에게 오레오 셰이크를 들려서 자리에 앉혔다. 잔뜩 긴장한 다솔이는 애써 얼굴에 미소를 띄웠다. “다솔이는 여기에서 일하니까 재미있어요?” 반말과 존댓말이 섞인 말투로 다솔이와 대화를 시작했다.
다솔이를 유심히 보게 된 이유는 다솔이의 인사법 때문이었다. 간디학교에 다니는 다솔이는 1월 중순부터 문화사업팀 인턴으로 왔다. 사무실에 처음 인사 온 날부터 허리가 부러질 것 같은 인사법 때문에 사람들의 시선을 끌었다. 다솔이의 인사법은 다음과 같다.
허리를 90도로 숙인다. “안녕하세요.”라는 인사말이 허리 아래에서 묻힐 때까지 고개를 숙였다가 번쩍 든다. 숙이고 드는 데 2초 정도 걸린다. 그리고 환하게 웃는다. 하얀 얼굴에 살짝 올라간 입꼬리가 세모 모양이 된다.
커피를 즐겨 마시진 않고, 북카페 이데에서 가끔 먹어 보니 오레오 셰이크가 가장 맛있더라는 다솔이에게 오레오 셰이크를 들려서 자리에 앉혔다. 잔뜩 긴장한 다솔이는 애써 얼굴에 미소를 띄웠다. “다솔이는 여기에서 일하니까 재미있어요?” 반말과 존댓말이 섞인 말투로 다솔이와 대화를 시작했다.
평소 책 읽는 걸 즐기지 않는 다솔이는 북카페 이데에서 일을 하다 보니 매일 책을 읽고 싶어진다. 하루에 한 줄이라도 읽으려고 노력한다. 다솔이가 이곳에 와서 가장 크게 변한 점이다. 어른들과 함께 다니다 보니 보는 것도 듣는 것도 많다. 함께 토론회에 갔더니 누구의 말도 듣지 않고 자기 이야기만 하는 어른을 보며, 누군가가 떠올랐단다. 나이가 든 사람도 똑같구나, 느꼈다. 나이가 든다는 게 다솔이가 생각한 ‘어른’이 된다는 건 아닐 수도 있겠구나, 이런 걸 느꼈단다.
연년생인 오빠는 올해 간호학과에 합격했단다. 같은 나이의 사촌언니는 의학과에 간단다. 이제 다음은 다솔이가 아니냐는 이야기를 친척들에게 들을 때마다 답답함을 느낀다. 다솔이는 아직 하고 싶은 게 명확하지 않아서 고민이란다. 너무 늦은 건 아닐지, 중학교 때부터 하고 싶은 걸 찾아서 그 길로만 가는 친구들도 많은데, 아직도 하고 싶은 게 너무 많아서 더 늦을 것 같아서 고민이란다. 어떻게 보면 다솔이 혼자서 만든 고민이라기보다는 사회 분위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생긴 고민인 것 같았다. 다솔이는 아직 청소년일 때 하고 싶은 걸 다 해보고 싶단다. 대학에 가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하는 다솔이에게 학교라는 울타리는 마지막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연년생인 오빠는 올해 간호학과에 합격했단다. 같은 나이의 사촌언니는 의학과에 간단다. 이제 다음은 다솔이가 아니냐는 이야기를 친척들에게 들을 때마다 답답함을 느낀다. 다솔이는 아직 하고 싶은 게 명확하지 않아서 고민이란다. 너무 늦은 건 아닐지, 중학교 때부터 하고 싶은 걸 찾아서 그 길로만 가는 친구들도 많은데, 아직도 하고 싶은 게 너무 많아서 더 늦을 것 같아서 고민이란다. 어떻게 보면 다솔이 혼자서 만든 고민이라기보다는 사회 분위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생긴 고민인 것 같았다. 다솔이는 아직 청소년일 때 하고 싶은 걸 다 해보고 싶단다. 대학에 가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하는 다솔이에게 학교라는 울타리는 마지막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뷴홍색 공을 들고 있는 다솔이
“사실은 청소년이 더 좋은 것 같아요.”
스무 살이 되는 2017년이 되면 라이브카페에서 생맥주를 먹고 싶다는 다솔이는 그래도 청소년이 더 좋은 것 같단다. 다솔이가 본 어른들은 제약이 많은 삶을 사는 사람들이었다. 하고 싶은 게 있어도 이것저것 때문에 고민하는 게 다솔이가 본 어른들의 모습이었다. 직장 때문에, 아이 때문에, 못하는 게 많은 삶을 사는 게 어른들의 모습이었다. 맞지 않는 사람들과도 잘 지내야 하고, 많은 게 고달파 보이는 어른들의 삶이었다. 그래서 라이브카페에 가지 못해도, 청소년으로 머물렀으면 좋겠다고 다솔이가 말했다.
“매일 새로운 일을 하는 삶을 살고 싶어요.”
생각해 보니 편집 디자인을 할 때 가장 기뻤던 것 같다고 다솔이가 말했다. 대학은 생각지도 않았는데 인턴 생활을 하며 마음이 바뀌었단다. 대학에 가지 않고도 잘 살 수 있다는, 조금 반항적인 마음이 있었다. 그런데 사회에서 보니 하고 싶은 걸 찾으면 더 잘하기 위해서 가는 게 대학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단다. 뭘 할 때 가장 즐거울지 찾으면서 다솔이는 열흘 남짓 시간을 보냈다. “근데 다솔이는 왜 허리를 90도로 숙여서 인사를 해요?” 묻자 어릴 때 엄마에게 배운 인사법이라 잘 고쳐지지 않는단다. 어느 날은 차 안에서도 90도 인사를 해서 엄마가 깜짝 놀랐단다. 다솔이가 해서 귀여운 거라고, 우리가 하면 징그러울 거라고 선배가 말했다. 고개를 끄덕였다. 다솔이가 서른이 되어도 90도 인사를 받을 수 있을까.
스무 살이 되는 2017년이 되면 라이브카페에서 생맥주를 먹고 싶다는 다솔이는 그래도 청소년이 더 좋은 것 같단다. 다솔이가 본 어른들은 제약이 많은 삶을 사는 사람들이었다. 하고 싶은 게 있어도 이것저것 때문에 고민하는 게 다솔이가 본 어른들의 모습이었다. 직장 때문에, 아이 때문에, 못하는 게 많은 삶을 사는 게 어른들의 모습이었다. 맞지 않는 사람들과도 잘 지내야 하고, 많은 게 고달파 보이는 어른들의 삶이었다. 그래서 라이브카페에 가지 못해도, 청소년으로 머물렀으면 좋겠다고 다솔이가 말했다.
“매일 새로운 일을 하는 삶을 살고 싶어요.”
생각해 보니 편집 디자인을 할 때 가장 기뻤던 것 같다고 다솔이가 말했다. 대학은 생각지도 않았는데 인턴 생활을 하며 마음이 바뀌었단다. 대학에 가지 않고도 잘 살 수 있다는, 조금 반항적인 마음이 있었다. 그런데 사회에서 보니 하고 싶은 걸 찾으면 더 잘하기 위해서 가는 게 대학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단다. 뭘 할 때 가장 즐거울지 찾으면서 다솔이는 열흘 남짓 시간을 보냈다. “근데 다솔이는 왜 허리를 90도로 숙여서 인사를 해요?” 묻자 어릴 때 엄마에게 배운 인사법이라 잘 고쳐지지 않는단다. 어느 날은 차 안에서도 90도 인사를 해서 엄마가 깜짝 놀랐단다. 다솔이가 해서 귀여운 거라고, 우리가 하면 징그러울 거라고 선배가 말했다. 고개를 끄덕였다. 다솔이가 서른이 되어도 90도 인사를 받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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