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145호] 꿈을 모아

꿈을

모아

   

마을살림공작소

   

   

문을 열고 들어서면 반가운 인사 소리가 먼저 들린다. 가게를 지키는 이는 친절하게 말을 먼저 걸어온다. 자연스럽게 일상적인 대화가 오간다. 가게 한쪽 벽면에는 공예품이 가득하고, 중앙에는 테이블이 가지런히 놓여 있다. 테이블 너머로 공방이 보이고, VR체험관도 있다. 일반적인 카페가 아니라는 사실은 공간을 조금만 둘러봐도 알 수 있다. 사람들의 즐거운 대화 소리와 낮게 깔리는 음악이 어우러지는 이곳은 마을살림공작소가 운영하는 ‘복합커뮤니티케어공간’이다. 

   


  

마을살림공작소가 운영하는 복합커뮤니티케어공간

  

작은 움직임이 모여 사회 변화를  
대전천을 지나 중앙시장 한복거리 끝자락에는 중앙시장이벤트홀이 있다. 지난 3월 중앙시장이벤트홀 2층에 위치한 마을살림공작소의 카페 커피클레이가 복합커뮤니티케어공간으로 변신하면서 개소식을 가졌다.
마을살림공작소는 2016년 동구청이 행정안전부에서 실시한 ‘2016년 마을공방육성사업’에 선정된 도시형 마을공방 사업이다. 유휴공간이었던 중앙시장이벤트홀 2층은 리모델링을 통해 커피점토공방카페 커피클레이로 문을 열었다.  
지난 2년 동안 다문화 이주여성과 청년들의 일자리를 제공했던 마을살림공작소가 올해 대전시 일자리 공모사업에 선정되었다. 마을살림공작소는 올해 사회적기업 전환을 목표로 사업 내용을 다양화하면서 복합커뮤니티케어공간으로 새롭게 출발했다.  
“마을살림공작소는 다문화 이주여성과 경력단절 여성 등 열네 명이 함께하는 공간입니다. 상담, 창업교육, 예술교육 등 사업을 다양하게 진행할 계획을 가지고 있어요. 이 공간에서 소소하게 내뱉어지는 사회적 문제들이 이슈가 되고 문제 해결을 위한 노력이 시작되었으면 좋겠어요. 마치 나비효과처럼 작은 움직임이 모여 변화를 만들어 내는 공간이 되길 바랍니다.”
마을살림공작소의 류은덕 대표는 새롭게 문을 연 이 공간에서 하고자 하는 일이 많다. 앞으로 이 공간에서는 상담을 비롯해 카페 창업 및 바리스타 교육, 다문화 인식 변화를 위한 문화예술체험교육 등 다양한 활동을 진행할 계획이다. 이름 그대로 ‘복합’커뮤니티케어공간이다. 공간 내부는 이전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지만, 이곳에서 일어날 많은 활동이 곧 공간의 변화로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를 품게 만든다.    
마을살림공작소에는 ‘드림애플’이라는 팀이 함께한다. 드림애플은 사회적기업가육성과정 참여 팀 중 하나로 다문화 이주여성 여섯 명과 한 명의 사무보조가 팀을 이루고 있다. 드림애플은 마을살림공작소에서 함께 일을 하며 꿈을 키워 나가고 있다. 다문화 이주여성들에게 인큐베이팅을 하고, 스타트업 기업으로 성장 할 수 있도록 1년 동안 마을살림공작소가 함께할 예정이다. 다문화 예술교육, 다문화 환경예술가 양성교육 등 다양한 체험 활동 중심의 교육도 계획하고 있다.   
“드림애플은 이름처럼 ‘꿈꾸는 사과’를 의미해요. 드림애플은 마을살림공작소의 첫 번째 씨앗이라고 할 수 있어요. 앞으로 꾸준하게 누군가를 성장시키고 내보내는 일을 함께할 것입니다. 다문화 이주여성을 성장시켜서 대전에서, 나아가 우리나라에서 건강한 사회인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마을살림공작소의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류은덕 대표와 마을살림공작소 직원들(오른쪽 세 번째 류은덕 대표)

  

언제든지 찾아오세요
마을살림공작소 한편에서는 수공예품을 판매한다. 비누부터 열쇠고리, 귀걸이, 사진액자 등 아기자기하게 수공예품을 진열했다. 정성스러운 손길이 닿은 작품을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마을살림공작소는 대전시에 있는 생활창작예술가를 모집했다. 현재 열네 명의 생활창작예술가와 함께하고 있으며 지속적인 네트워크를 통해 정보를 공유하고 협업할 예정이다. 생활창작예술가들에게 마을살림공작소의 공방을 교육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공간도 제공한다. 단순하게 작가들의 작품을 알리고 판매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활발한 교류를 통해 커뮤니티를 형성하고 협업할 수 있도록 다양한 방법을 구상하는 중이다.   
“저는 작년 10월부터 마을살림공작소에서 활동하기 시작했어요. 처음 왔을 때 1km 이내의 주변을 조사하면서 다녔는데, 위치가 사람이 찾아오기 쉬운 공간은 아니에요. 여기는 사람들에게 공간을 내어 주고, 찾아오게 만들어야 하는 공간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개인의 공간이 아니라, 원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찾아올 수 있는 공간이 되어야 할 것이고, 그렇게 운영해 나갈 예정입니다.”
대전 중앙시장 뒷길은 주변 은행동이나 대흥동보다 유동인구가 많지 않은 편이다. 조금만 벗어나면, 맛있는 음료와 예쁜 인테리어를 갖춘 카페가 즐비하다. 마을살림공작소는 위치상 공간에 매력을 느끼지 않은 사람이라면, 부러 발걸음하기 쉽지 않다. 앞으로 더 많은 사람이 찾아와 이들의 활동을 함께하면서 경험을 나누는 공간으로 자리하기 위해서 다양한 홍보 방법 등을 찾을 필요가 있다. 
점심시간이 지나고 어느덧 카페는 한가로운 시간에 접어들었다. 손님은 빠져나갔지만, 마을살림공작소 직원들은 여전히 분주하다. 몇몇 직원은 공방을 정리하고, 카페 재료를 점검하기도 한다. 공간을 더욱 효율적으로 구성하기 위해 이런저런 대화가 오간다. 이야기를 나누면서도 웃음이 떠나질 않는다.       
“마을살림공작소의 다문화 이주여성들을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사람으로 성장시키는 것이 저희의 목적이자 목표입니다. 이들이 성장해 사회로 나가면 자신과 비슷한 환경에 놓인 또 다른 누군가를 성장의 길로 이끌어 주는 사람이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드림애플뿐 아니라, 이곳을 두드리는 모든 사람에게 기회를 주고 함께하고 싶습니다.”

  


글 사진 이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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