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월 146호] 토마토는 열두 살
토마토는
열두 살
《월간 토마토》 창간 12주년 기념파티 〈왜이짓〉
대전 중구 대종로451엔 어느 날, ‘왜이짓’이라고 쓰인 큰 현수막이 걸렸다. ‘왜이짓’은 《월간 토마토》 창간 12주년 기념파티 이름이다.
2007년 5월 재밌는 세상을 꿈꾸는 청년 세 사람은 《월간 토마토》를 세상에 내놓았다. 응원해 주는 사람도 많았지만 “지역에서 잡지 하면 망한다”라는 이야기도 많이 들었다. 한 해, 두 해가 가고 어느덧 12주년을 맞았다. 이제껏 단 한 달의 휴간도 없었다. 매달 한 권의 잡지를 내기 위해 하얗게 지새운 밤이 숱하다. “왜 이 짓을 하는 거야?”라는 물음도 적지 않았다. 때론 그 말을 스스로에게 하기도 했다. “나는 왜 이렇게 힘들게 이 짓을 하는가.” 그래서 《월간 토마토》는 창간 12주년을 맞아 〈왜이짓〉이라는 파티를 기획했다.
《월간 토마토》가 12주년을 맞이했다. 지난 9주년 행사 이후 오랜만에 독자들을 만나는 자리였다. 파티 당일 사무실은 온종일 분주하게 움직였다. 테이블을 준비하고, 전시를 준비하고 음식을 준비하며 여기저기서 곡소리가 튀어나왔다. “진짜 우리 왜이짓 하는 거야?”
일찍부터 축하의 꽃이 하나둘 도착했다. 사무실에는 오랜만에 꽃내음이 풍겼다. 전날 전라도에서는 축하기념 떡이 배달 왔고, 찾아온 손님들에게 인기 있는 음식 중 하나였다. 달고 맛이 좋았다.
파티 시작 전부터 많은 사람이 공감만세가 위치한 중구 대종로451 옥상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옥상에는 불이 환하게 켜졌고 어느새 자리는 가득 찼다. 오가는 사람들의 웃음소리와 시원한 바람이 파티의 분위기를 더했다.
일찍부터 파티에는 많은 사람이 모였다. 반가운 얼굴이 많았다
생각보다 많은 사람이 파티를 찾았다. 생각도 못했던 반가운 얼굴을 만나기도 했다. 축하와 격려의 인사가 곳곳에서 이어졌다. 김선건 교수는 “문화잡지를 지역에서 한다는 것 자체가 어려운 일입니다.
《월간 토마토》가 10년을 넘어 12년이 됐습니다. 그야말로 축하할 자리인 것 같습니다”라고 이야기하며 축하를 전했다.
이날 파티의 메인 행사는 바로 구독자 시상식이다. 《월간 토마토》가 12년을 올 수 있었던 이유는 바로 구독자이다. 그간 아낌없는 성원으로 《월간 토마토》가 대전 문화예술 발전에 이바지할 수 있도록 힘을 실어 준 구독자들에게 작게나마 준비한 상장과 ‘공감만세 토마토케찹’을 선물했다.
창간호부터 지금까지 12년 동안 구독한 구독자에게 전달하는
'토마토상'은 전형원 구독자가 받았다
《월간 토마토》에게 북카페 이데를 넘겨주고 양질의 칼럼을 재능기부 형식으로 제공한
김운하 독자가 '토마토 공로상'을 받았다
《월간 토마토》보다 일찍 대전에서 '왜이짓'을 해온
안여종 구독자에게 '왜이짓상'을 전달했다
《월간 토마토》와 대흥동 골목에 이웃해 있으면서 물심양면으로 지원을 아끼지 않은
안영덕 구독자에게 '동네구독자상'을 전달했다
파티에는 노래도 빠지지 않았다. 급하게 공감만세 직원으로 결성한 곰표수세미와 동네가수 배상호 씨의 공연도 있었다.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이 한 데 모여 어울렸다.
지나던 사람들도 행사에 관심을 보였다. 바로 옆 월산본가의 주차장 관리인도 “여기서 뭐 해요?”라고 묻기도 했다. 길을 가던 한 부부는 파티에 관심을 보이곤 옥상으로 올라갔다. 한참 파티를 지켜보다 내려온 부부는 구독신청서를 쓰고 돌아갔다. 이렇게 뜻하지 않았던 새로운 인연이 생기기도 했다.
밤이 깊을 때까지 몇몇 사람들은 떠나지 않고 자리를 채웠다. 뒤늦게 도착한 사람도 있었다. 자판기커피숍의 박정훈 씨는 책을 한 아름 사 들고 돌아가다 기타를 잡았다. 노래가 다시 흐르고 사람들은 손을 머리 위로 들고 흔들었다.
사실 참 많이 부족한 파티였다. 어딘가 허술하고, 정신이 없었다. 《월간 토마토》는 파티를 준비하는 내내 우리가 왜이짓을 하고 있는지 생각했다. 《월간 토마토》는 아직 명쾌한 답을 찾지 못했지만 앞으로도 이짓을 계속할 예정이다. 그리고 이짓을 좀 더 재미있게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을 것이다.
글 사진 이지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