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105호] 그들에게서 무엇을 배울 것인가?_서울 사회적 기업 탐방

 

지난해 11월 27~28일 양일간 대전사회적경제연구회 ‘Se n Se’와 함께 서울 사회적 경제 탐방을 했다. ‘Se n Se’은 대전광역시와 대전지방고용노동청 주관으로 대전사회적경제연구원협동조합과 대전사회적기업협의회가 주최로 활동한다. 모임을 통해 사회적 기업가와 활동가들이 인적 네트워크를 구축하며 대전지역의 사회적 경제 활동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 목적이다. 이번 탐방은 서울에 있는 사회적 기업을 직접 눈으로 보고, 피부로 느끼며 대전 지역 사회적기업이 나갈 길을 모색하는 시간이었다.
사회적기업의 사전적 의미는 ‘비영리조직과 영리기업의 중간 형태로, 사회적 목적을 추구하면서 영업활동을 수행하는 기업’이다. 즉 사회적 가치가 있는 활동을 통한 영리 추구를 뜻한다. 이를 행하는 조직에는 협동조합, 사회적기업, 마을 기업, 공정무역기업 등이 있으며 모두 사회적경제활동을 지향한다. 사회적경제는 이윤화가 최대 가치인 시장경제의 대안적 경제 패러다임이다. 사람의 가치를 중요시하는 ‘사람 중심의 경제’를 의미하며 자발적인 참여, 연대의 원리로 운영된다.
이날 방문한 셰어하우스 우주(이하 우주), 하자센터, 서울혁신파크 역시 사회적 가치를 추구한다. 사회의 문제점을 인식하고 나름의 방식으로 그 해답을 찾아가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그들의 행보는 그들이 변화시키고자 하는 사회적 문제에서 출발한다. 우주에서는 ‘청년 주거 문제’, 하자센터는 ‘청소년 문제’, 서울혁신파크는 ‘사회혁신플랫폼의 필요성’에 화두를 던진다.
“서울에서 목돈이 없는 청년들이 부모님께 손 벌리지 않고 집을 구한다는 건 매우 어려운 일입니다. 얼마 안 되는 돈으로는 고시원이 최선이죠. 그런 청년들에게 경제적 부담을 줄여 주고 최소한의 삶의 여건을 마련해 주고자 시작했습니다.”
박준영 매니저가 말하는 ‘우리의 집’, 우주의 탄생 배경이다. 우주의 운영 방식은 간단하다. 셰어하우스를 원하는 주택을 빌려 다시 재임대하는 식이다. 처음 의도에 따라 보증금은 두 달 치 월세만 받는다. 중요한 점은 우주가 단순히 집만 제공하는 하숙집과는 다르다는 것이다. 입주자들은 자신의 취미나 기호에 맞게 집을 선택할 수 있으며, 다채로운 제휴서비스를 받는다. 이를 통해 우주는 청년들의 주거문제를 해결하면서 동시에 삶의 질을 높인다.
“‘지금 하자’, ‘하고 싶은 일을 하자’라는 뜻의 하자센터는 ‘청소년직업체험센터’이다. 하자센터 역시 청소년들의 문화 공간 필요성에서 출발하였다. 하자센터가 실현하고자 하는 가치는 ‘지속가능한 삶을 위한 학습을 제공하고 청소년 스스로 시민으로서 성장해 가는 공간을 마련하는 것’이다. 하자센터 기획팀의 이지현 씨가 하자센터 존재 이유에 관해 설명했다.
“하자센터 밖에도 학원, 노동부, 인터넷 등 기술을 가르치는 곳은 많습니다. 저희 목적은 기술 전달이 아닙니다. 일단은 사람과 사람이 만나게 하는 것이죠. 청소년들이 만나 서로의 생각을 공유하거나 무언가를 만들거나 발표하면서 같이 사는 방법을 익히는 것입니다.”
하자센터가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작은 허브라 한다면 서울혁신파크는 큰 허브라 할 수 있다. 서울혁신파크는 두 가지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 첫째는 다양하고 복잡하게 얽혀 있는 사회문제는 뛰어난 한 개인이나 조직이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이다. 둘째는 새로운 공간의 필요성이다. 사회문제를 풀고자 하는 혁신가들이 모이고, 경험을 나누며 그 과정에서 창조적인 아이디어가 만들어지는 공간의 필요성을 느낀 것이다. 이렇게 탄생한 서울혁신파크는 190개의 조직, 1,000여 명의 사람이 함께하며 도시의 허파 역할을 한다. 서울혁신파크 정상훈 센터장이 서울혁신파크의 설립 목적에 관해 설명했다.

“사회혁신이란 현재 사회 시스템에 관한 기여나 개선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사회문제를 파악하고 근본적으로 바꾸려 하는 시도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서울혁신파크는 시민 참여를 바탕으로 시민과 혁신가들이 함께 사회를 바꿀 아이디어를 교류하는 곳입니다.”
“현재 서울에서 예비사회적기업을 제외한 사회적기업 수는 256개, 전국적으로는 1,475개에 달한다. 이번 탐방은 40개의 사회적기업이 활동하고 있는 대전이 앞으로 어떻게 나아가야 할 것인가에 관해 생각하게 하는 계기가 되었다. 탐방 뒤 ‘Se n Se’ 회원들 생각 역시 하나로 모였다. 결국 ‘그들의 장점을 우리 대전에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 것인가?’였다. 서울과 대전은 하드웨어적인 측면부터 소프트웨어적인 측면까지 모두 다르기 때문이다. ‘대전에 맞는 사회적경제 시스템을 만들어 가는 것’ 이날 탐방은 스스로 물음표를 던지며 새로운 각오를 다지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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