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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133호] 책방 만유인력의 [제주+일본] 민폐투어기1
책방 만유인력의 [제주+일본] 민폐투어기1
만유인력 책방 이야기
저희 가족은 지난 1, 2월 책방을 잠시 닫고 제주도(강정마을)와 일본 도쿄의 고엔지(高円寺)와 구니타치(國立))에 머물다 왔습니다.
겨울은 ‘배짱이’에게 헬-로우(Hell-Low)
언젠가부터 겨울은 저처럼 노래하는 배짱이(예술가)에겐 지독한 계절이 되었습니다. 특히 1월과 2월이 더 그런데 공연 섭외가 줄고 축제(행사)도 많이 없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작년부터는 책방운영을 시작하였으니 월세까지 내야 합니다. 더욱더 어려운 상황. 가끔 집회나 문화제 연대 공연이 있어 돈보다 연대의 뿌듯함으로 근근히 이 지독한 겨울을 버텨 내고 있답니다.
지난 호에 소개한 것처럼 ‘만년2017’ 행사를 끝낸 책방 만유인력은 새해를 맞이했고 어려운 상황에도 불구하고 1월에서 2월까지 약 두 달간 쉬었습니다.
저는 2월초에 일본 도쿄에서 펼쳐지는 ‘고엔지 봉기高円寺一揆, (https://koenji.manuke.asia)’에서 공연일정이 있어 일본에 가야 했습니다.
일본에 가기 전, 제주도에도 들르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이번엔 혼자가 아니라 우리 가족 모두 함께 가는 그런 의미 있는 여행을 하기로 하였습니다. 아이들을 데리고 일본에 가는 것은 큰 결단을 필요로 했지만 우리의 진심을 동아시아 친구들에게 전할 수 있길 바랐던 것 같습니다. 결혼 10주년이라는 의미도 크게 작용했습니다.
집을 떠날 때까지는 이다지도 친구들에게 민폐가 될 줄 정말 몰랐습니다.
동아시아 평화와 우정의 (민폐) 투어
1월 24일 저녁 제주공항에 도착했습니다. 제주도에 오기 전, 서귀포 강정마을에서 연대 공연을 하기로 약속했습니다. 강정마을은 아시다시피 제주도 해군기지 건설이 강행된 곳입니다. 해군기지 건설반대 투쟁이 한참일 때 와서 강정마을에서 공연하고 싶었으나 시기를 놓치고 이제서야 기회가 된 것입니다. 너무 늦은 것은 아니었는지… 처이모님 댁에서 하룻밤을 지내고 다음 날인 25일 밤, 저 혼자 강정마을에 도착, 숙소(‘성프란치스코 평화센터’의 구럼비 2번 방)에서 다음 날 있을 연대 공연을 준비했습니다.
이튿날 이른 아침 일어나 강정평화활동가 친구들과 함께 해군기지 정문 앞으로 갔습니다. 이른 아침인데도 많은 사람이 해군기지 정문 앞에 모여 평화의 백배를 드리고 있었습니다. 저도 강정에 평화를 바라며 백 번의 절에 동참하였습니다. 매섭게 바닷바람이 불어와 처음엔 추운 듯했으나 신기하게도 절을 하면 이내 따듯한 바람으로 바뀌었습니다. 해군과 군무원들은 평화의 절을 드리는 사람들 사이로 평소처럼 출근하고 있었습니다. 절 한 번 할 때마다 평화의 소망을 간절히 담아 드리는 백배가 끝나고 곧이어 저는 이른 아침의 연대 공연을 펼쳤습니다. ‘돈벌레’ 이명박을 규탄하는 신곡을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페이스북으로 공연 실황을 라이브 중계하여 많은 분이 접속해 응원해 주셨습니다. 공연하며 해군기지 정문 앞을 그대로 달려가 구럼비 바위를 만나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해군에게 가로막혀 더 이상 나아갈 수 없었습니다. 평화에 대한 열망과 한편으론 안타까운 마음이 가득한 야마가타 트윅스터의 공연은 열기를 더해 갔습니다.
점심시간에도 한 차례 더 공연했습니다. 이렇게 강정마을의 평화활동가 친구들은 매일 아침과 점심에 동아시아 평화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었습니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오늘 4월 23일 아침, 성주 소성리에서 사드 배치를 위해 경찰들이 들어와 평화를 외치는 시민을 강제진압 하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옵니다. 함께 기도해 주세요. 이 땅의 평화를 위해. 사드 가고 평화 오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