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채경숙 전 [꽃이피다]
전시장소┃갤러리웃다 (대전광역시 서구 둔산남로 167)
전시기간┃2015.12.24 ~ 2016.01.13
주관단체┃갤러리웃다
소 개┃
[갤러리 웃다]에서는 화가 채경숙의 일곱 번째 개인전을 개최한다.
작가는 1992년에 첫 번째 개인전을 출발로 구상계열의 작품을 꾸준히 해왔다.
두툼한 마티에르 위에 형태를 단순화하는 작업을 통해 회화의 순수한 영역을 연구하여 대전지역 뿐만 아이라 우리나라 구상계열에 중추적인 역할을 해온 여류작가이다.
채경숙 작품의 지지대는 배경에 있다. 대지에 사람이 살듯 작품의 소재들은 바탕과 함께하고 있다. 싹이 트고, 꽃이 피고, 열매가 열어 익으며, 씨앗을 맺고, 땅에 떨어져 휴식을 취한 후 다시 싹이 난다. 자연의 섭리이다.
채경숙 작품은 이런 과정과 관련이 있다. 그의 작품은 흙벽, 바위표면, 또는 오래된 벽(壁)과 같은 질감으로 표현된 화면 위에 꽃을 그린다. 시간의 흐름으로 자연스럽게 형성된 질감들이 예상할 수 없는 시간으로 안내하며 아득한 아름다움과 비현실적인 공간을 만들고 있다. 작품의 내용에서 보이는 꽃, 나무, 열매 등은 형태의 대부분을 질감에 의존하고 있어 잠시 재현의 의미를 망각하게 한다. 다만 꽃잎에게 일어난 사건의 행적이 그대로 뇌리에 각인된 듯 질감의 아름다움에 마음을 뺏긴다. 질감은 사건의 흐름 따라 우연히 배경을 구조(構造)하고 있기 때문이다. 때문에 그려진 소재들은 배경이 포함하고 있는 강렬한 의지와는 다소 무관하고 소박하게 자리하고 있다. 그 결과 바탕과 소재를 중재하며 화면 전체가 정적(靜的)이고 담담하다. 따라서 고유한 담담함이 담긴 현대의 민화(民畵)라는 생각이 든다. 그 담담함은 시간의 존재로, 그리고 존재의 사유로 내재되었다가 발아하여 꽃을 피워내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