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로컬_그래도 나는 간다
사진
인터로컬_그래도 나는 간다
전시기간 : 2016-03-03 ~ 2016-05-29
구 분 : 기획전시
작 품 수 : 30 점
관 람 료 : 성인 500원, 학생 300원
출품작가 : 김태균외 3인
전시장소 : 대전창작센터
주최 및 후원 : 대전시립미술관
전시문의 : 042-270-7390
구 분 : 기획전시
작 품 수 : 30 점
관 람 료 : 성인 500원, 학생 300원
출품작가 : 김태균외 3인
전시장소 : 대전창작센터
주최 및 후원 : 대전시립미술관
전시문의 : 042-270-7390
기획의도
인터로컬(Interlocal)전은 지역의 상호작용에 대한 연례기획전으로, 2011년에 시작하여 올해로 5번째 전시이다. 지난 전시들에서는 한 주제를 가지고 각기 다른 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작가를 섭외하여 각 지역의 내적특성들을 다루었다. 2016년 다섯 번째 인터로컬전은 <그래도 나는 간다>라는 타이틀로, 이동하고 있는 예술가들의 면면을 살펴보아 지역을 상호소통 하고자 한다.
전시내용
1980년대 해외여행 자유화 이후 해외 체험의 기회는 전과 비교할 수 없이 많아졌다. 전 세대와는 비교할 수 없이 많은 작가들이 해외에서 전시나 레지던시, 강연, 심포지움 등의 활동을 한다. 작가의 개인적인 이동은 말할 것도 없고, 교통수단의 발달과 거대 자본의 도움으로 비엔날레나 아트페어와 같은 대형화된 예술행사에 인력과 작품, 컨텐츠가 몰려들고 있다. 예술계의 이동은 점점 빨라지고 강도가 세지고, 그 규모가 커지고 있다.
이동의 목적은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보다 나은 곳'의 추구로 귀결된다. 그러나 이동하면서 만나는 새로운 환경에서는 필연적으로 '경계넘기'의 문제와 '정체성'의 강요에 관한 문제가 발생한다. 다른 환경에 들어가는 가장 대표적인 경계는 국경선이라고 생각한다. 다른 집단에 들어가기 위한 관문을 통과하기 위해서는, 짧은 질문들에 단답형으로 적절하게 대답하여 그 자격을 심사받는다. 나의 능력이 그 집단에 적합하고, 내가 안전한 인성을 지녔다고 판단되면 통과가 허락된다. 이렇게 검열을 거치면서 규격화되고 획일화된 ‘나’는 아이러니하게도 기존 가치에 얽매이지 않기 위해 그곳을 떠나왔다. 국경으로 대표되는 집단과 집단사이의 ‘경계넘기’는 내가 뜻한 바를 이루기 위해 넘어야만 하는 도전인가, 아니면 살기 위해 넘을 수 밖에 없는, 외부에서 나를 심사하고 바꾸려는 힘인가? 국경을 넘고 나면 그 때부터는 심리적 국경이 따라다닌다. 흔히 외국인들에게 묻는 “Where are you from?”이라는 질문은 단 하나의 ‘정체성’을 강요하는 폭력적인 질문이다. 그리고 그것을 질문함은 이미 너와 나를 구분짓고 있는 것이다.
지금은 ‘유목의 시대’인 것 같다. 전 지구적 글로벌 시대를 맞아 작가들은 끊임없이 새로운 자극, 경험, 영감을 찾아다니며 노마디즘을 실천하고 있다. 그러나 모든 작가들은 자신의 지난 작품을 넘어서야 하는 숙명을 안고 있고, 항상 나로부터 떠날 준비가 되어 있다는 면에서 모두 운명적으로 노마드 족이라 할 수 있다. 노마디즘은 기존의 가치나 철학을 부정하고 새로운 것을 끊임없이 찾아다니며 학문적으로는 여러 분야를 넘나드는 창조적인 유목을 말한다. 유목적 삶은 그냥 이리저리 옮겨다니는 것이 아니라 버려진 불모지에 달라붙어 새로운 생성의 땅으로 바꿔가는 것이다. 특정한 가치와 삶의 방식에 얽매이지 않고 끊임없이 새로운 것을 찾아가는 이상적인 문화교류는 결코 호락호락하지 않다. 하지만 오늘도 이동하고 있는 예술가들을 응원하는 것이 이번 전시의 의도이다.
작가정보
김태균
김태균 작가는 현대인의 대규모 이동, ‘보다 나은 삶’을 위한 이동, 그리고 그것에 대한 아이러니한 현상과 감정에 관해 이야기 하고 있다.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이동자들이 주로 거치는 길목을 보여준다. 항공을 이용한다면 공항을, 육로를 이용한다면 진입로를 거쳐 다른 장소로 이동하게 된다. 은 전 세계 이민자들이 가장 많이 찾는 공항의 모형이다. 공항은 파란 불빛을 점멸하며 어서 오라고 손짓하는 듯 하지만, 과연 모든 계층의 이민자가 진입하기에 적합한 관문인지는 확신이 없다. 시리즈는 서울과 평양, 두 도시로 진입하는 입체 교차로의 집합이다. 도시로 진입하는 길은 수도 없이 많은데, 실처럼 얽혀 너무나 복잡하다. 이 길을 따라가면 우리는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는지, 그 목적지를 명확하게 알고 있는지 알 수 없다.
김정은
여행자에게 가장 필요한 것 중 하나는 지도다. 김정은의 지도는 약속된 기호로 표현된 객관적 그림이 아니라, 주관적이고 개인적인 기록이다. 작가는 객관적 지도에 본인의 기억과 경험과 시간을 더한다. 작가의 말에 따르면 그가 제작한 지도는 공간+시간+경험이다. “지도를 작업의 소재이자 자료로 이용하되, 개인적인 기억과 몸의 움직임, 일상적이고 주관적 감성을 담아 만들어낸 지도를 제작한다. 현실의 지형을 반영하는 지도인 동시에 몸과 기억이 스며있는, ‘세상에서 하나밖에 없는 지도’이다.” 기억이 겹쳐지듯이, 트레이싱지 위의 드로잉이 겹쳐 보여짐으로써 시간의 흐름과 경험의 축적을 효과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김세진
김세진 작가는 개인적 경험을 바탕으로, 국경으로 대표되는 집단과 집단간의 경계 그리고 그 ‘경계넘기’에 관한 질문을 던지고 있다. 국경이라는 인위적으로 나뉜 선을 넘기 위해서는 나의 능력과 인성을 증명해야 한다. 기존의 나를 버리고 더 새로워지기 위해서는, 과거 떠나온 곳에서 무엇을 하고 무엇을 가지고 있었는지를 심사받는 아이러니한 일이 벌어진다. 작가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일시적 방문자」는 공항에서의 입국거절과 이민국 임시보호소에서의 억류라는 결코 즐겁지 않은 기억을 바탕으로 제작된 2채널 비디오작업이다. 무용가의 몸을 통한 움직임을 통해 과거의 일어난 해프닝을 재해석함으로서 더 나은 삶을 위한 '동쪽에서 서쪽으로', '남쪽에서 북쪽으로'의 '움직임'이 전지구적인 이동으로서의 '이주'를 상징하고자 했다. 이는 개인으로서의 이상향을 찾기 위한 '이동'과 다름 아님을 의미하기도 하지만, 보다 많은 움직임과 이동을 시도할수록 국가간 혹은 지역간 경계에서 일어날 수 있는 제약과 규제는 비례하며 '이상향'으로의 접근을 위협한다.
이지연
역사적인 유목은 낙타와 천막으로 상징되지만, 현대의 유목은 일상적인 길 위에서 일어난다. 바쁜 현대인들은 길 위에서 생각하고 다른 사람과 소통하며 심지어는 먹고 마시기도 한다. 한 사람의 이동은 그 사람의 많은 것을 보여준다. 학생인지 직장인인지, 느릿느릿 주변을 감상하며 걸어다니는지 아니면 목적지를 향해 뛰듯이 돌진하는지. 대중교통을 타고 대규모로 이동하는 사람들을 보면 일견 비슷한 듯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 보면 모두 다르다. 이지연 작가는 이동 중에 만난 대중을 들여다 보고, 개개인의 차이를 인정하고 이를 모아 작품을 제작한다. 작가는 <당신이 어느 곳을 가더라도>에서 이동의 공간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한다. “이 작품은 런던의 한 계단을 2개월 동안 각기 다른 시간과 각도에서 촬영하고, 그 이미지 3,000장을 콜라주한 작업이다. 에스컬레이터, 엘리베이터, 다리, 계단과 같은 장소는 끊임없이 움직이는 사람들로 인해 그 속도가 극대화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