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명애 展_Woo Myungae Solo Exhibition ::


전시작가  우명애(Woo Myungae 禹明愛)
전시일정  2016. 03. 17 ~ 2016. 03. 30
초대일시  2016. 03. 17 AM 10:30
관람시간  Open 10:00 ~ Close 18:00(월요일 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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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리스갤러리(Morris Gallery)
대전시 유성구 도룡동 397-1
T. 042-867-7009
www.morrisgallery.co.kr

기사머리글

● 시ㆍ공간의 초월을 통해 구축된 우명애의 작품세계

황선형(모리스갤러리, 아트허브 대표)


꽃은 우리 생활 주변에서 가장 친숙하게 접할 수 있는 대상이다. 꽃은 우리 일상의 환경을 밝게 해주기도 하고 때로는 기쁨과 슬픔을 표현하는 징표로 사용되기도 한다. 그만큼 꽃은 우리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그런 연유 때문인지 고래(古來)로 많은 화가들은 꽃을 주제로 많은 명작을 남겼다. 우명애 역시 꽃을 주제로 작품을 전개하고 있다. 하지만 우명애의 꽃은 대다수 작가들이 표현하는 유미주의 관점의 꽃과는 사뭇 다르다. 존재론적 해석에 의한 꽃을 주제로 작품을 전개하는 우명애 꽃의 가장 큰 특징은 생명성의 사유를 기저(基底)로 꽃과 자신을 동일시한다는 점이다. 이 동일시의 연원(淵源)은 작가의 의식 속에 존재하는 꽃의 형상과 관계로부터 시작되고, 이는 존재론적 사고로 전개된다. 중국 당(唐)대의 시인이자 화가였던 왕유(王維)의 시 “나뭇가지 끝에 부용꽃이 피어나서 스스로 자신을 현시(顯示)하면서 / 산중에서 스스로 붉은 꽃망울을 열어 놓고 있네 / 시냇가의 집은 고요해서 사람이 없는 듯한데 / 꽃잎만이 분분하게 피고 지네”는 우명애 작품의 키워드로 요약할 수 있는 ‘존재론’과 ‘생명성’, ‘동일시’와 같은 의미를 적절하게 설명해 주고 있다.




 


▲ 우명애, 다른기억, 360x90cm, 한지, 먹, 분채, 암채, 2015





 


▲ 우명애, 어떤 봄1, 91x30.5cm, 한지, 먹, 분채, 암채, 2016





 


▲ 우명애, 어떤 봄2, 91x30.5cm, 한지, 먹, 분채, 암채, 2016





 


▲ 우명애, 유유1, 45.5x53cm, 한지, 먹, 분채, 암채, 2015





 


▲ 우명애, 유유2, 45.5x53cm, 한지, 먹, 분채, 암채, 2015

                  


작가 자신과 동일시하고자 했던 꽃에 관한 이야기를 풀어냈던 지난 2014년과 2015년 전시의 연장선에 있는 이번 모리스갤러리 초대전은 좀 더 확장된 이질적인 대상의 조합으로 시ㆍ공간을 중첩 시킴으로써 새로운 연상 작용을 일으켜 초월적 이미지를 만들어내고 있다. 이는 하이데거(Martin Heidegger)가 말한 ‘서로 마주하고 떨어져 있음(Auseinandersetzung)’의 이중적 모습에 대한 표현이라 할 수 있다. 각각의 사물들은 고유의 아이덴티티(Identity)를 지니고 있으며, 또한 사물 고유의 아우라(Aura)를 자아낸다. 그러나 시ㆍ공간의 중첩을 통해 각각의 사물이 서로 반응할 때 이는 전혀 새로운 의미로 확장되거나 경이로운 세계가 창조되기도 한다. 우명애는 최근 이런 현상에 관한 조형적 연구에 심혈을 기울여 왔으며, 이번 전시를 통해 그간의 실험으로 얻은 결과물을 심도 있게 보여준다.

작가노트 | 감상자의 사물에 대한 관점은, 대상으로서의 사물이 화면에서 다른 이미지화하는 연상 작용을 거쳐 제작자의 의도와 다른 연상을 불러일으킨다. 감상자의 연상은 작가가 의도한 방향에 국한되지 않고 자유로우며 끝없는 물음을 갖는다. 그것은 작품에서 벗어나 거리를 갖고 보게 된다. 내 작품이, ‘제작자의 떠남’과 동시에 그것은 대상으로서 감상자에게 다른 연상을 불러일으키며 감상 되는 연쇄작용은 그 작품의 생명력이다.

작가노트에서 작가는 작품을 제작하고 감상함에 있어 사물의 관점에 따라 다양한 연상 작용에 의해 나타나는 연쇄 반응을 작품의 생명력이라 기술하고 있다. 그렇다면 관점이란 무엇일까? 이것은 바로 작가나 감상자의 ‘기억’이라 할 수 있다. 사람은 누구나 어떤 특별한 사건이나 사물에 대한 기억을 마음속 깊이 새기고 있다. 이런 특별한 기억은 오감의 자극이나 정신적 동요에 의해 반응하는데, 우명애는 작품 제작 과정에서 작가 자신의 기억을 투영시킨다. 이렇게 제작된 작품은 감상자가 작품을 대할 때 또다시 감상자의 특별한 기억에 반응하여 작가의 의도와는 전혀 다른 의미로 독해(讀解) 되기도 한다. 작가는 바로 이런 연쇄 반응으로 일어나는 다양한 해석적 변주를 작품의 생명력으로 정의하고 있다. 

또한, 우명애는 이번 전시를 통해 다양한 조형적 표현을 시도하고 있다. 그 예로는 ① ‘사이’와 ‘막’의 경계를 두고 실물을 보는 관계를 살펴보고 ② 사물의 중첩과 시간의 경계를 포치(捕治) 시키거나 ③ 사물의 중첩 효과로 드러냄과 숨음을 표현하고 ④ 물고기의 도입으로 동시적 공존과 융합을 함유(含有)하는 공간구성의 변화를 주었다. 이런 다양한 형식적 시도는 사물의 재구성을 통해 공간의 확대와 이동을 가능케 함으로써 개방적 사유의 폭을 넓혀줌은 물론 평면 회화가 가진 태생적 한계의 틀을 확장시켜주고 있음을 알 수 있다.




 


▲ 우명애, 유유4 , 45.5x53cm, 한지, 먹, 분채, 암채, 2015





 


▲ 우명애, 유유5, 45.5x53cm, 한지, 먹, 분채, 암채, 2015





 


▲ 우명애, 유유6, 33.3x53cm, 한지, 먹, 분채, 암채, 2016





 


▲ 우명애, 유유7, 33.3x53cm, 한지, 먹, 분채, 암채, 2016





 


▲ 우명애, 유유10, 53x33.3cm, 한지, 먹, 분채, 암채, 2016




우명애는 지난 10여 년간의 공백을 깨고 2014년부터 활동을 재개한 후 신선하고 실험적인 시도에 몰두해 왔다. 이는 긴 공백의 시간 동안 작가의 내면에 쌓였을 작품에 대한 다양한 구상을 거침없이 분출하는 행위라 할 수 있고, 그 분출의 순도(純度)는 점증적으로 높아질 것이 확실하다. 다만 다양한 실험만큼이나 중요한 작품의 독창성도 좀더 성취하기를 기대해 본다. 앞으로 더욱 심화될 우명애의 작품이 더욱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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