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젝트리뷰 2015 : 아티스트프로젝트
전 시 명┃프로젝트리뷰 2015 : 아티스트프로젝트
전시장소┃대전시립미술관 대전창작센터 (대전 중구 대종로 470 대전창작센터)
전시기간┃2015.12.02. ~ 2016.02.21
주관단체┃대전시립미술관
소 개
기획의도
 

2012년부터 [프로젝트대전]이라는 격년제 행사와 [아티스트프로젝트], 즉 과학예술융복합 프로그램을 매년 진행해 왔다. 올해로 4회째이고 준비한 기간까지 따져본다면 5년이라는 시간이 축적되었다. ‘아티스트프로젝트’의 아티스트(ArtiST)는 Art in Science & Technology의 약자로서 과학기술을 예술적 실천에 매개이자 과정으로 삼겠다는 의지를 포함하고 있다. 이런 의지와 의미에 부합하는 올해의 작가들 역시 과학기술과 예술의 협업가능성을 타진하는 한편 과학이라는 키워드에 집중하여 프로젝트 기간 동안 다양한 분야의 사람을 만났고, 다양한 창작활동을 시도했다. 과학기술과 예술의 만남을 위해 그동안 이루어진 많은 시도들이 표피적인 만남 이상으로 진화하기 위해 이 프로젝트는 ‘대전발 과학예술’을 배양하는 데에 뿌리 역할을 수행한다. 참여 예술가들은 과학기술과 예술의 협업 가능성을 타진하는 한편, ‘과학예술’이라는 키워드에 집중하여 프로그램 기간 동안 실험적인 창작활동을 했다. 대전의 과학기술 인프라와 예술생산의 연계를 시도하기 위해 몸소 체험했던 경험의 결과들을 여기 창작센터 공간에 풀어내고 있다.

전시내용
안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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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자통신연구원 - 가상현실연구부 손욱호 박사
국가수리과학연구소 - 수리모델연구부 현윤경 박사, 계산수학연구부 전기완 박사
카이스트 문화기술대학원 - 도영임 교수
한국화학연구원 - 박막재료연구센터 김창해 박사

 

인터넷 운세부터, 심심풀이 운명론까지, 평소 광범위한 ‘사이버-미신’이 우리 생활을 재정의한다는 부분에 집중한 안가영 작가는 게임이 가진 규칙을 교묘하게 변용해 ‘게임이지만 게임이 아닌 게임’을 작업으로 끌어내 왔다. 그녀는 특히 게임의 필연적이거나 우연적인 법칙들을 통해 놀이의 경기방식 안에 들어 있는 사회의 모습과 그 사회 시스템 안에서 우리가 겪는 현상들을 회화적이며 추상적으로 표현하는 것에 집중한다. 이번 작품 [케미컬 댄스-탄소편>]은 이전에 그녀가 해왔던 디지털 게임의 방식에서 벗어나 실제 사람을 현실 공간과 가상의 설정이 혼합되어 있는 분자구조식 형태의 게임판에 ‘말’처럼 배치한다. 매력적인 특성을 가진 원소들이야 많지만, 이번 퍼포먼스의 주인공인 탄소는 탄소끼리 혹은 다른 원소와의 결합을 통해 다이아몬드부터 흑연, 다르게는 단백질까지 다양한 성질로의 변신을 꾀할 수 있다. 화면에 나오는 ‘탄소사람들’은 각각, 작가가 만든 수상한 게임의 캐릭터가 되어 운동성을 가지고 분자로 결합되기도 하며, 탄소처럼 화학적 성격이 다양하게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작가는 이전에도 현실에 가상과 ‘일정하게 정해진 값을 갖는 규칙’을 버무려, 실재와 허구가 혼재된 모습을 줄곧 보여줬었다. 하지만 이번 작품은 규칙이 아니라 허구의 환경 안에서 탄소사람을 연기하는 퍼포머들의 예측할 수 없는 감각과 운명에 의지하고 있다. [케미컬 댄스-탄소편]은 탄소사람이라는 말로 등장하는 플레이어들의 필연적이거나 우연적일 수 밖에 없는 감정을 바탕으로 집단이 벌인 게임이다. 그 결과를 작품으로까지 활용하고 있으며 동시에 게임 개발자, 즉 작가의 숨겨진 의도를 면밀히 관찰할 수 있다.

 

오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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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자통신연구원 - 나노융합센서연구부 이성규 박사

존재의 있고 없음 사이에서 ‘경계’와 ‘일순간 변화하는 인식’을 이야기하는 오완석 작가는 주위에 오브제를 이용하거나, 종이를 오리고 붙이는 소소한 행동들을 통해 새로운 의미를 찾아낸다. 이번 설치작품은 작가가 만든 규칙 안에서 반복되어 쌓인 조밀한 블록 구조물과 소리이다. 작가는 초음파에 소리를 실어 내보내는 동시에 그 소리가 바깥으로 나갈 수 없게 구조물로 꽁꽁 둘러쌌다. 탈출을 시도하는 소리와 그리고 그 소리의 행방을 찾는 우리의 위치에 따라 이 빈 공간은 변화한다.
일반적으로 우리는 공간을 눈으로만 지각한다고 생각한다. 경계와 인식을 논하던 그의 작업에서 시각적 경계선은 찾기 어려워졌다. 대신 작가는 공간이라는 배경 속에 음향을 첨가함으로써 사람들로 하여금 공간을 청각적으로 인지하게 한다. 소리가 있고, 없고. 들리는 것도 같지만 안 들리기도 하고. 관람자들은 이러한 공간 안에 초음파 소리들이 교차되어 만들어진 소리 덩어리를 촉각적으로 느낄 수 있다.
오완석의 작품은 자신을 예술 오브제로 규정지어주는 기존의 받침대(좌대)를 벗어나 소리를 바닥으로 내려 보냄으로써 공간을 작업 안으로 포함시켰다. 블록 구조물을 바깥에 두고 소리공간을 표현한 오완석은 음향의 장소적 요소를 고려하여 선택한 소재, 초음파 소리를 통해 작품 스스로가 거대한 악기가 될 수 있게 했다. 또한 공간 그 자체를 재료로 정해두고, 음향을 설치함으로써 실제로는 시각적인 공간이 전혀 변형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그 공간이 변한 것으로 느껴지게끔 한다. 작가는 관람객이 작품의 안과 밖에서 보고 듣게 하여 안팎의 공간 구분을 실현한다. 이로써 내부 공간을 조밀하게 둘러싼 블록 집은 불규칙하게 울려나오는 전자음이 장소 안에서 지속적으로 머무를 수 있게 만드는 공간으로 변모한다.

 

구수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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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수리과학연구소 - 수리모델연구부현윤경 박사,
계산수학연구부 전기완 박사
한국원자력연구원 첨단방사선연구소 - 방사선생명공학연구부 강시용 박사,
방사선생명공학연구부 육종연구팀 김진백 박사,
방사선동위원소 응용 및 생명공학 안준우 박사
한국화학연구원 - 광에너지융합소재연구센터 석상일 박사

구수현의 작업은 예술과 일상의 구조 안에서 변환된 문맥을 보여준다. 예컨대 낯섬과 익숙함, 질서(Cosmos)안에 정렬된 혼돈(Chaos), 정상과 비정상 등 작가는 무언가 반대되는 개념 사이에서 희미한 경계를 바깥으로 끄집어내는 일들을 하고 있다. 이번엔 마주보는 두개의 형광등과 확성기를 통해 필요 이상으로 과잉된 빛에너지와 소리에너지를 만들어 냈으며, 이러한 잉여에너지의 축적을 계기판으로 보여주는 작업으로 진행한다. 이 같은 에너지들의 생성과 축적은 우리 사회의 보이지 않는 곳에서 꾸준히 야기되고 있다. 마르크스는 사회 안에서 일어나는 ‘과잉(잉여)’에 대하여 부자연스러운 현상으로 바라보았으나 바타이유의 경우 이를 태양이 지구에 필요 이상의 에너지를 보내는 것처럼 지극히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해석하였다. 여기서 문제는 이 과잉 자체가 아니라 이를 제대로 해소하지 못할 때 발생하게 되는 부분이다. 바타이유는 과잉을 해결하는 방법으로써 ‘비생산적 소비’를 제시한다. 그것은 아메리칸 인디언들이 자신의 권위를 인정받기 위해 자신의 재산을 대가 없이 증여하거나 심지어 불태우는 ‘포틀래치’처럼 수요와 공급의 법칙에 어긋나는 소비이다. 구수현 작가는 이러한 잉여에너지의 생산과 축적의 과정을 ‘비생산적인 소비’ 형태인 설치작품으로 드러내고 있다. 작업 시리즈에서의 에너지는 인간 내면의 어떤 열망과 욕망을 대변하면서도 눈에 보이지 않는 힘을 경험하고자 하는 동기가 되기도 한다. 빛이 빛을 향하고, 소리가 소리를 마주하는 상황들은 에너지가 서로 교차하고, 부딪히고, 쌓여가는 상태를 경험할 수 있도록 연출한다. 이를 통해 작가는 축적으로 인한 긴장, 잉여의 상태, 소모에 가까운 비생산적인 소비들이 일어나기를 유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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