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대학교성소수자동아리RAVE>
2016-12-21당신도 평범하듯, 우리도 평범하다
충남대학교 성소수자 동아리 RAVE - 빈츠
평범함, 그리고 이상함?
"평범함"과 "이상함"은 어느 정도 대치되는 단어다. 그리고, 아마 많은 사람이 자신은 "평범"하고, 나와 다르고 이해하기 힘든 사람을 "이상"한 사람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물론 예외도 있다. 자신을 이상한 사람이라고 생각하거나, 어떤 사람도 이상하다고 생각하지 않거나.)
성소수자는 이러한 기준에서, 많은 사람들에게 "이상"한 사람으로 규정된다. 나와 다르고, 그러면서 이해하기 힘들고(겪어보지 않았으니), 사회에서도 "이상한" 것이라고 얘기하니까. "일반사람"과 다른, 뭔가 다른 세상 사람일 것이다, 내 주변에 있진 않고 어딘가에 있긴 할 것이다 정도의 막연한 상상. 약간 상상의 동물같은 느낌도 난다.
우리는 너희와 다르지 않다.
하지만, 우리는 그렇게 이상한 사람도, 세상에 동떨어진 무언가도, 특별한 사람도 아니다. 유니콘같은 존재는 더더욱 아니다. 그냥 주변에 같이 있는, 짜장면을 좋아하는 사람, 노래방을 좋아하는 사람이다. 성정체성이나 지향성이 다른 것은, 그냥 너는 강아지를 좋아하지만 나는 고양이를 좋아한다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말 그대로, 당신 주변에 있는 사람이다.
우리의 연애도, 크게 다르지 않다. 나는 바이섹슈얼, 즉 남성 여성 모두를 좋아하는 사람이다. 그러니 남자와 사귄 경험도, 여자와 사귄 경험도 있다. 이성과의 연애와 동성과의 연애는 크게 다를까? 물론 아니다. 그냥, 그 사람의 성격이 달라서 연애가 조금 달라지는 것 외엔 조금도 다르지 않다. 똑같이 보고싶고, 친구보다 특별하게 대하며, 보는 것만으로 두근거리고, 때론 투닥거리며 싸우기도 하고, 울기도 하며, 헤어짐을 겪기도 한다.
동성을 좋아한다고 하면 하는 가장 큰 오해나 질문은, "그럼 너는 동성이면 다 좋아해? 목욕탕 가면 좋아하겠다?" 같은 게 있다. 위에 말했듯이, 우리도 똑같은 사람이다. 자기만의 이상형이 있고, 동성이면 다 좋아하는 것이 아니며, 그냥 마음에 드는 사람이 동성일 뿐이다. 이성애자 남자가 여자만 보면 다 사귀고 싶은 게 아니고, 이성애자 여자가 남자만 보면 다 사귀고 싶은 게 아닌 것과 똑같다. 당신도 모든 이성의 벗은 몸이면 환영하지 않듯이, 우리도 목욕탕을 가면 별 감정이 없다. 몸 씻으러 가는 곳,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당신도 그렇듯이!
다음 오해는 커밍아웃을 하면, "헉, 혹시 나를..?" 이라고 생각하는 경우인데, 물론 마음에 들어서 커밍아웃과 동시에 고백을 하는 경우도 있기야 하겠지만.. 꿈 깨라. 위에도 말했듯이, 우리도 보는 눈이 있고 각자 스타일이 있다. 당신이 좋아서 커밍아웃한 게 아니라, 그냥 당신에게 커밍아웃하기를 마음먹은 것 뿐이다. 커밍아웃을 했다고 자신을 좋아하는 게 아닌가 라고 생각하는 것 처럼 큰 착각도 없다. 그렇게 반응하는 사람에겐, "무슨 근자감이야! 나도 눈 있거든?" 이라고 한 방 먹이고 싶다.
우리는 당신 주변에 있다.
하지만, 난 성소수자를 본 적이 없는걸? 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내 주변에 한 명도 없던데? 만난 사람이 얼만데 그 중에 한 번도 본 적 없는데 뭐. 할 수도 있다. 하지만, 당신 주변에 그저 숨어 있을 가능성이 크다. 평소 당신의 말을 잘 돌아보라. 성소수자를 장난으로라도 비하했거나, "난 존중하기는 하는데, 내 친구/가족이 그렇다면 싫을 거 같아"라고 했다면 당신 주변의 우리는 그냥 당신에겐 벽장을 닫아버린다. 그렇지 않더라도, 그냥 벽장 안에서 나오지 않은 사람이 주변에 있을 수도 있다.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나처럼!